QT 카페
제 목 []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 이해인
등록일 2013-09-05
작성자 김명희
본문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7월에 관한 시 모음 중에서-
댓글목록

김명희님의 댓글
김명희 작성일
치자꽃 향기 혹시 맡아보셨어요?
정말 좋지요.

조세라님의 댓글
조세라 작성일이 시를 읽고서야 저희집 앞마당에 치자꽃이 세그루나 있었다는 것을 알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