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나눔
제 목 [] 나의 심령을 편치 못하게 하소서
본문
본문: 고린도후서 2:12-17
오늘 나에게 주시는 말씀은?
13절: 내가 내 형제 디도를 만나지 못하므로 내 심령이 편치 못하여 저희를 작별하고 마케도냐로 갔노라
<!dl 이 말씀은 본문에서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울은 복음 전도에 미친 사람이다. 복음이라면 사람, 장소, 형편, 상황을 안가리고 달려간 사람이다. 그런 열성적인 바울에게 하나님은 드로아에서 전도의 문을 활짝 여셨다(12절). 하지만 바울은 거기서의 전도에 몰두할 수가 없었다. 본문은 디도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간단히 설명하고 그 대신 바울의 심령이 편치 못하다고 개인의 상황에 대한 언금을 덧붙일 뿐이다. 결국 드로아에서 열린 복음 전파의 기회를 접어 버리고 바울은 무심히 마게도냐로 떠난다.
주께서 오늘 이 말씀을 왜 나에게 주셨을까?
이해할 수 없는 바울의 모습이 나의 마음을 부담스럽게 한다. 사람도 아니고 바로 주님께서 열어주신 천국 복음 전파의 기회를 죽음을 다해 달려가도 시원치 않은데 자기의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주님의 일을 저버리고 짐보따리를 싸고 냉정하게 사역의 자리를 떠날 수 있단 말인가? 바울도 역시 이런 결점을 지닌 자인가? 자신의 상황이 만족스럽게 따라주어야 충성하는 그런 예측못할 사역자였단 말인가? 아니다 분명 디도를 못만나서 심령이 편치 못한 것은 분명 하나님께서 오늘 내게 뭔가를 깨닫게 하시기 위해서 내 마음도 편치 않게 하시는 것일 것이다. 눈을 감고 생각해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나의 마음을 이리 불편하게 하는 것일까? 일단 본문의 내용을 파악하여야 바울의 상황을 좀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고린도 후서 전체를 읽어보았다. 7장에 가서 내 마음에 불편을 주었던 오늘의 구절의 실마리가 잡혔다. 하나님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갓난아이처럼 변덕스럽게 신앙생활하며 요란하게 말도 많은 고린도 교회를 향해 늘 마음에 근심을 두고 눈물과 기도로 지내던 바울은 고린도 교회로 자신의 심정를 담은 편지를 가지고 간 디도형제에게서 소식을 들을 때까지 속을 태웠던 것이다. 바울의 새까맣게 타들어간 속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과연 주님의 사랑이 무엇이기에 그렇게 그리던 복음의 문앞에서 바울은 아픔을 겪고 있단 말인가? 사역자에게 사역이 꽃이고 열매인데… 그게 보여줄 성과인데… 그게 자신의 정체성을 입증하는 것인데…왜 내 마음은 이리 아플까?
그러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갑자기 어제 10여년 만에 연락이 된 고종 사촌 동생이 떠올랐다. 이혼과 재혼속에서 신앙을 잃어버리고 지난 주 엄마까지도 이 세상에서 떠나 보낸 동생. 그와 동시에 30여년전 나의 가족들의 상황도 머리에 스쳐갔다. 8남매의 장남이신 아버지 덕분에 난 늘 어린 사촌들을 돌보아야 했다. 사촌들 사이에서 나는 왕언니였다. 여동생들은 날 잘 따라주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아버지세대의 형제들의 이런 저런 일들로 우리들의 관계도 멀어졌다. 오해되는 일들도 생겨났다. 대부분의 동생들이 교회를 떠났다. 나도 미국와서 바쁘게 사느라 동생들을 잊고 살았다. 어제 카톡으로 내게 날아들어온 ‘언니’라는 오랫동안 듣지 못했던 단어가 오늘 나에게 다가온다. 나는 미국에서 사모가 되었다. 매주 전도를 나간다. 복음의 문이 더 활짝 열리기를 기대하면서… 누가 그 문을 막으랴 했던 나의 마음은 어느새 바울에게 고린도 교회에 대해 부어주신 사랑으로 가득차 오르고 잊어버렸던 동생들에게 그 사랑이 부어짐을 느낀다. 눈물이 났다. 주님은 새로운 관계도 중요하지만 내게 맡겨주신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을 더욱 힘써서 살피라고 하시는 것 같다. 나의 고린도 교회…사랑하는 동생들, 사촌들, 조카들, 시댁 조카사위.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고린도교회를 향해 부어주신 그 죽음보다 강한 사랑을 내게 부으시고 나의 사랑하는 자들이 주님앞에 돌아와 믿음으로 견고히 서기를 기도한다.
기도
주님! 바울의 이해할 수 없었던 사건을 통해 제게 주님의 비밀을 깨닫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제게 허락하신 혈육을 오랫동안 돌보지 못했습니다. 제게 돌보고 양육할 수 있는 주님의 사랑과 지식을 부어 주시옵소서. 그들에 대해서 나의 심령을 편치 못하게 하시고 주님의 뜻을 이루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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