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나눔
제 목 [] 같은 말
본문
바울은
분쟁 없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 한다.
무엇보다,
다 “같은 말”을 하라고 권하는 부분은, 내게 인상적이다.
내 귀에 좀 다른 말이더라도
같은 말을 듣는 것 처럼
옳다고 여겨 주라는 것 같다.
이 권면은
공동체를 귀하게 여기셨던 민수기의 하나님의 바램을
어떻게 하면 잘 이루어드릴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가르침로 들린다.
하나님은
딸만 남게된 슬로브핫가문의 기업상속 건의에 “옳으니” 라고 하신 적이 있다.(민수기 27:7)
므낫세 지도자들의 건의를 받아 들이실 때에도, 므낫세 지파의 조상인 요셉의 이름을 들어
“요셉자손 지파의 말이 옳도다” 라고 하신 적이 있다. (민수기 36:5)
슬로브핫 딸들만의 사정이 아닌,
슬로브핫 딸들이 속해 있는 지파의 사정, 즉 공동체의 사정으로 열납하셨던
하나님의 속 깊으신 헤아림을 느낄 수 있었다.
바로 그 자세를 원하시나 보다.
내 사정 보다 상대방의 사정을 성숙하게 살피고
옳도다 의 언어로 관계하면
분쟁없는 건강한 공동체로 세워짐을 알게 하신다.
고린도교회 성도들은
왜 이렇게 당파를 짓고, 다른 말을 하여서 분란을 일으켰을까?
앞선 구절들에서 그 이유를 찾아 보았다.
너희가 그의 안에서 모든 일 곧 모든 구변과 모든 지식에 풍족하므로
...너희가 모든 은사에 부족함이 없이...(1:5-8)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바울에게 칭찬 받았던, 이 부분이 내심
걸린다.
<모든> 이라는 단어와, <풍족, 부족함이 없이> 라는 표현은
다방면으로 잘 하는 것이 많고, 언변도 좋고, 아는 것도 많고
게다가 은사까지도 충만했던 그들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어필해 준다.
그러나, 그런 장점들이
선한 의도로 사용되지 못 할 경우
도리어,
<자기 말만 옳다고 주장하게> 되는
교만의 근거로 자리잡지 않았을까...유추해 보는 것이다.
지난 주,
친했던 언니를 오랜만에 만났다.
막내를 낳기 전에 떨어져 살게 되었다가, 둘 다 아들을 낳아서 함께 만난 것이다.
언니는 믿는 자로서 민패를 끼치는 자녀들의 행동때매 예전에도 난처해 하곤 했었다.
고집 피우고 성질을 부려대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을, 민망해 했었다.
이번에도 역시 언니는 막내 아들에 대해 미리미리 언질을 주었다.
얘는 좀 별나다. 이따가 본색 드러난다. 등등...처음부터 불안해하며
아들의 저지레로 인해 점점 시장바닥이 되어 가는 우리 거실에 대해 이해를 구했다.
그런데, 내 눈에는 그 아들이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신기했다.
3년전의 나였다면, 사실 언니의 아이를 보며...얼른 헤어지고 싶었을텐데????
나는 언니의 마음이 불편하지 않도록, 그 아들을 많이많이 칭찬해 주고 사랑을 표현했다.
예전에 봤다면 부대꼈을 것들이...현재 내게 어떻게 용납이 되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현재 내게 고리도교회 성도들이 소유했다는 그 ‘좋은 점, 장점’ 들이 없기 때문이었다.
언니는 내가 아이들도 잘 키우고, 우리집 아이들은 질서도 잘 잡혔다고 부러워했지만
나는 심히, 언니나 나나 거기서 거기인 것이 인정이 되었던 것이다.
아이 셋 키울 때만 해도, 나는 다섯 낳아도 자신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계획한 대로 교육이 되고, 내가 먹이는 대로 아이들이 먹어주고
안 된다 하면 안 하고, 하라면 하고
탁.탁. 내가 끌고가는 방향대로 잘 따라 와주는 우리 아이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씀을 대하면 대할 수 록
내 뜻대로 내 바램대로 양육해서 될 일이 아님을 점점 깨달아만 간다.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가 아니면 친엄마의 이미지가 내 속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나는, 쉽게 육신이 지치고 자주 현기증이 나고 기운이 딸리니, 정신도 오락가락 한다.
걸핏하면 젖꼭지 젖병 소독하다가 냄비째로 다 태워먹고
(그래서, 우리집에 젖병은 하나 밖에 없다. 이것만은 안 태우려고 젖병소독 안 한다.)
귀챦아서, 어떨 땐 양치도 안 시키고 네명 전원 취침시켜 버릴 때도 허다하고...
내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건지 방목을 하는 건지...
엉망인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반응하고 살아서, 단지 문제처럼 안 보일 뿐이다.
오랜만에 언니와의 대화에서 나는, 느꼈다.
너무 가난해 지고 너무 능력이 없어서 보여 줄 게 없는
이렇게 아무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내 어설픈 삶의 현장이
...언니와 편안한 대화를 하기에, 참 좋은 조건이 되었음을 말이다.
만남 후 기분도 좋았다.
아마도, 어설픈 동지끼리 같은 말 만 하고 헤어져서 인 것 같다.
그래, 나는 너무 부족하다. 하고
우리 다 거기서 거기지 뭐. 하고
지금처럼 내 주제파악만 제대로 되어도
“슬로브핫 딸들의 말이 옳으니...요셉자손 지파의 말이 옳도다” 하며
상대방의 처지를 그리고, 그러한 처지에 이를 수 밖에 없게 만든 배경까지도
폭 넓게 헤아리는 마음이 생긴다는 걸, 깨달았다.
<적용>
마켓은 토요일 날 보았는데, 주일날 남편과 마켓 본 일 때문에 다투었었다.
애들 우유가 떨어진 것이다.
물건의 대부분을 남편이 원하는 것으로 골라서 생긴 결과인 고로, 내가 화난 것이다.
남편이 비비빅 아이스크림 두 박스를 산 것이 화근이 되었다.
돈은 빤 한데 엉뚱한 걸 샀다고 말이다.
비비빅 살 생각을 했으면, 우유를 먼저 집었어야 했다고.
남편은, 아이들 먹으라고 샀지 내가 먹겠다고 샀냐고 자존심 상해 했다.
남편 위주로 장 보니까, 그럼 남편이 살림 하라고 침대에 누워버렸다.
다행히 요즘, 아내 사랑하기 적용 중인 남편의 적용으로 금방 화해가 되었지만,
생각해보니
같은 말을 해 보라는 싸인을 미리 받은 것 같다.
이번 주는,
남편이 무슨 말을 하든지, 같은 말로 동조해 보겠다.
댓글목록

김명희님의 댓글
김명희 작성일
저도 상대방과 같은 말을 할래요.
오늘 수요큐티(다른교회 모임)에 나오는 친구들을 만나 집에서 밥을 먹었어요.
내일이 수요일인데 나올까 말까 하는 친구들이 내일은 꼭 나온다고 하네요.
그냥 전화해서 우리집에서 밥먹자고 했던 것 뿐인데
그리고 친구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밥먹고 차 마시며 얘기한것 뿐인데.
아마 우리가 밥먹고 쉬는동안 어느새 하나님께서 같은말과 같은마음을 주셨나 봐요.
친구뿐아니라 남편과 저도 같은말을 해보도록 할래요.

김지영님의 댓글
김지영 작성일
같은 마음과 같은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는 말씀.....
지금 제겐 어려운 말씀이지만
적용하며 살 수 있도록 간구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심)수희님의 댓글
김(심)수희 작성일
<남편이 살림하라고 침대에 누워버렸다.>
남의 부부쌈 대목인데 왜 이렇게도 웃기는 것일까요?
역시 큐티하는 부부는 복이 있어라... 쌈, 오래 못가네요.
지난주에 시간이 남아서 교회 도서관에서 서성거리다가
<고슴도치 부부의 사랑>이란 책이 눈에 띄어 들고 왔는데
어서 읽어봐야겠어요.

윤지현님의 댓글
윤지현 작성일
저는 큰 아들과 같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어요~

최승경님의 댓글
최승경 작성일소범자매같은 사람이 있어서 감사하네요...같은 말을 하기위해 ......~~같은 사람을 닮아가는 것도 좋겠네요..^^

최승경님의 댓글
최승경 작성일수희자매도 반가와요..역시..나도 그 부분(???)에서 웃었는데...혹시?...우리는 늘 같은 생각을?....^^

오경애님의 댓글
오경애 작성일
저도 지난 몇칠 남편에게 적지아니 쌀쌀맞게
대했습니다.
상당히 찔립니다...
되도록 웃는 얼굴로 동조해 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