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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T 나눔

제  목 [] 가해자와 피해자

등록일 2008-10-18
작성자 김(심)수희

본문

<민수기 35:10,11>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그들에게 이르라
너희가 요단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너희를 위하여> 도피성으로 정하여
그릇 살인한 자로 그리로 피하게 하라”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 가기전,
요단강을 건너기 전에,
여리고 맞은편인 모압 평지에서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 하신다.

실수로 살인을 하여
억울하게 쫓기는 사람이 생길때를 대비하여
그 사람이 대피할 수 있도록 도피성을 마련해 놓으라고 하신다.

참, 하나님은 섬세하고 사려도 깊으시지.
우발적 살인자의 신변보호를 위하여
이렇게까지도 배려하시다니…

근데 이런것이 뭐가 그리도 급하고 중요하다고
모세가 죽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굳이 이런 제도까지 구구절절이 말씀하셨어야 하나?

아무리 실수로 인한것이라 해도,
죽은 사람과 그 가족들의 입장이
살인자보다 더 억울하고 불쌍할텐데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살인자를 위해
더 관대를 베푸시는 야속한 분 같이도 느껴졌다.

그런데 11절을 보니
“너희를 위하여 성읍을 도피성으로 정하여
그릇(accidentally, 실수로) 살인한 자로
그리로 피하게 하라”고 하신다.  

나는 여기서 말하는 <너희를 위하여>는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묵상을 하면서,
실수로 살인한 가해자의 억울함과
죽은 가족의 심리적인 고통까지도 배려 하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깊은 마음을 느끼게 되었다.

오늘의 본문은
15년전의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연상케 한다.
둘째 아이 철이를 해산할때의 일이다.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급히 병원엘 갔는데 하필,
내 담당 산부인과 의사가 출타중이었다.
큰 아이를 제왕절개로 출산을 했기에
작은 아이도 같은 방법으로 낳기 위하여 수술실로 들어갔다.

수술실은 너무 추웠고
나는 진통으로 인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데
마취 의사와 수술하는 담당 의사가 마냥 잡담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 상황에서 “왜 빨리 수술을 안 시키냐?”고 촐싹 거릴수도 없고 하여
추위에 부들 부들 떨면서도 그냥 꾹 참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의사가
내 다리를 두번 탁탁 때리더니만 제왕 절개를 시작하였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제왕절개를 하는것까지는 좋았는데
나의 몸은 마취가 되지 않은 것이었다.
마취 의사는 마취주사를 미처 놓지도 않은 상태였고,
집도하는 의사는 이미 마취가 된것으로 착각을 하고
그냥 칼을 댄 것이었다.

어쨋거나 나는,
수술칼이 나의 생배 한복판을 다녀 가시는
경악할만한 상황에서도 소리한번 지르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끄응~” 소리만 내고 참았다.

나의 몸이 충격을 받아 몸부림을 치자
병원 staff들은 그제야 마취가 되지 않은것을 깨닫고는
뒤늦게나마 부랴 부랴 마취를 시켰다.
나의 머리맡에 서있던 간호원은 너무 놀라 나의 뺨을 때리면서
“Oh, my God”을 연발하였다.
공교롭게도 그 날이 그 간호원의 첫 날이었다고 한다.

마취에서 깨어나고 보니
아들 녀석은 이미 바깥 세상에 나와 있었고
집도한 의사는 내가 있는 병실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그저 아이를 빨리 꺼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너무 놀란 교회 목사님 내외분께서 병문안을 오셨다.
아직도 약에서 덜 풀려나 비몽사몽간인 내게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으로 그 의사를 용서해 주고
고소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다.

그 집도한 의사는 수술비를 청구하지 않았으나
마취 의사는 내게 $50정도의
최종금액을 받기까지 집요하리만큼 bill을 보냈다.
그때는 우리 두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양쪽 보험을 통하여 처리될 수 있었던 문제였는데
사무 착오로 끈질기게 병원비를 독촉하였다.

그 과정에서 나는 너무 마음이 상했고 한순간 분이 치솟았다.
나는 그가 저지른 실수를 용서해주고 관용을 베풀었으니
내 이름 석자를 기억하여 병원비 탕감도 해줘야 할 판국에
50불 때문에 콜렉숀 회사에 넘기겠다는 경고장을 받고 보니
너무나도 억울했고 힘없는자의 서러움이 이런거구나 생각 되었다.

그러나 병원에서 사모님께서 하신 말씀이 자꾸 귓전에서 울렸고
예수님을 생각하며 억울함을 누그려뜨렸다.

지금 생각해 보니
오늘 본문의 도피성이 바로 이런 원리가 아닌가 싶다.

그때의 그 일이 결코 의도적이 아닌 우발적인 사건이었지만,
피해자인 나의 입장에서는 마음에 멍들고 비극적인 일이었음이 분명하다.
내가 피해자로서의 억울한 입장만 내세웠다면
그들을 상대로 고소를 하거나 한이 맺혀서 마음에 병이 났을 것이다.  
(몸상태가 극도로 안좋았기 때문에 실제로 거의 그러고 싶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해 볼때 우선적으로는,
실수로 살인한 사람을 도피성으로 피신시켜서
정당한 재판을 거쳐 억울함을 풀때까지
살인자를 보호하시려는 하나님의 의도가 보인다.

우연사라고는 하지만 피해 가족의 입장을 보면
그들 또한 억울하기 그지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성을 갖고 판단하기 보단
또 하나의 보복을 유발하게 되는 불상사가 생기게 된다.

살인자가 도피성으로 가 있는 동안
유가족들의 감정도 어느 정도 사그라질 수 도 있고,
혹여라도 고의로 인한 죽음이었다고 오해했더라도
나중에 재판을 통해 실수였음이 밝혀지게 되면
어느정도 그들의 고통,상처가 덜어질 수 있지 않을까?

오늘 본문은 분명 살인자의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너희를 위하여>즉,
이스라엘 전체의 공동체를 위하여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방책>이라는 중요한 결론을 얻게 되었다.

도피성으로 가는 길은 14미터의 넓이이며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표지도 크게 되어 있어
억울한 사람이 어디서나
신속히 달려가 피할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오늘 내게 주신 이 도피성은 어디일까?

내가 실수로 저질러 가해자의 처지에 있던,
상대방이 실수로 저지른 행동으로 인해
아파하는 피해자의 입장이 되던간에,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나아갈때에
평안과 쉼을 얻을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어떤 모습으로라도 피신하여
평안을 누릴 수 있는 그 십자가 그늘이 내게는 도피성이 될 것이다.

<오늘의 적용, 실천>
나의 마음을 상하게 한 가해자들이 생각날때마다
그 가해자들에게 십자가의 도피성에 있음을 명심하고
내가 함부로 판단, 처리하지 말고 용서하자.

본의 아니게 나의 말 실수로
지체들에게 상처를 입힌적이 있을 것이다.
죄책감에만 사로 잡히지 말고
십자가 도피성으로 가서 반성하고 회개하며
피해자의 입장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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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민재님의 댓글

김 민재 작성일

  딜럭스 룸에서 들었을 때도 실감이 엄청 났었는데

역~쉬 또 들어도 마음이 아픈 사건입니다.

자매님이 용서하셨다니까, 나도 그들을 용서하겠습니닷.

딜럭스 룸 동지니까.



나도 사실 오늘, "너희를 위하여......피하게 하라" 라는

말씀도 다가 왔었습니다.

그런데 도피성이신 예수님이 너무 좋아서 아직까지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습니다. (어제 일, 가나안의 경계선 )



그래도 묵상을 더 해보려고? 했었는데 자매님을 통해

하나님께서 시원하게 풀어 주셨네요.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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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범님의 댓글

박소범 작성일

  그 아픈 이야기가 수희자매님이 말하면 왜 웃기는 거지요?

큭큭.

그러나, 큐티는 주님의 도피성이 실감나게 해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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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님의 댓글

이선희 작성일

  우아...저라면 고소했을것 같아요...

이것이 보수자의 심정이군요.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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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현님의 댓글

윤지현 작성일

  마취도 안한 상태에서 배에 칼을?

오우~ 저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겪으셨네요...

바지 분실했다고 소송하는 이 나라에서 생배에 칼을 댔다는 것은...

그 의사는 정말 정말 수희자매님을 평~생 잊지 못하겠네요

그리고 자매님의 용서는 주님께서 평~생 잊지 않고 기억하실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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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희님의 댓글

조주희 작성일

  웃으면 아니~ 되는데 또 웃음이... ㅋㅋㅋ

그게 자매님 매력.....^^

그래서 큐티 잘 하는 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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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심)수희님의 댓글

김(심)수희 작성일

  웃긴다?

앗, 여러분들 그러시면 안돼요.

근데, 왜 웃긴다는건지...



고소요?

그렇쟎아도 그 당시에 제 원래 닥터가 그러셨어요.

이건 만명의 한명꼴로 벌어지는 사곤데

action을 취하려면 하라고 그랬더랬어요.

병원에서는 받아 들일 준비가 되었다고...

심수희 <수난기>와 <격투기?>를 들어 주신

딜럭스 룸의 딜럭스 멤버들께

다시 한번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격투기>에 대하여는

나중에 기회가 있을때 올리도록 합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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