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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내 갈등을 받으시는 하나님

등록일 2008-07-24
작성자 박소범

본문

베드로서신서를 묵상하면서,
베드로가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이, 이제는 범상치 않게 다가온다.
다른 서신서 기자들도, <고난>이나 <시련>에 대해서는 주로 언급했다.
그러나, 몇절에 걸쳐 <욕>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신 분은
사도베드로 밖에 없는 것 같다.

베드로는, 왜 이토록,
<욕>에 관한 것에 마음을 많이 쓰는 걸까?

올해 초, 묵상했던 누가복음 22장으로 자연스럽게 거슬러 올라가 진다.
군관들에게 끌려가는 예수님을 멀찍이 좇아가던 베드로.
불 쬐이던 마당에서 비자들을 피해, 예수님과의 한 당임을 부정하던 베드로.
저주까지 했던 베드로...

그 때, 예수님은 어디에 계셨나?

지키는 사람들이 예수를 희롱하고 때리며
그의 눈을 가리우고 물어 가로되 선지자 노릇 하라...
이 외에도 많은 말로 욕하더라(눅 22:63-65)

군병들에게 밤이 새도록 <욕>을 당하였다고 했다.

십자가에서 치르신 고초가 가장 힘든 욕이셨겠지만,
베드로는 이미 개인적으로 예수님의 욕 받으심을 방관하며
자신 스스로도 예수님을 욕하는 우를 범한 적이 있었기에
베드로의 기억 속의, 욕 당하시는 예수님은
정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가슴을 치며 통곡할, 아픔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 베드로는, 예수님 때문에 받는 욕이라면,
그 어떤 사도들보다도 더 기쁘게 감당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예수님을 믿음으로 우선, 친정식구들과 서먹해진 것이 사실이다.
완전 이단 광신자같은 오해를 받으며 내가 가족들에게 욕 먹던 때는 지나고,
기적적인 관계의 회복이 이루어졌지만,
친정식구들과 통화를 하면, 여전히 <경계>의 공기가 흐른다.
엄마가 아주 부정적일 땐, 아주 조심하던 나였지만,
아빠가 영접하시고 천국가시고, 또 엄마가 미국에서 영접하시고 한국으로 가신 뒤
내가 좀 담대해졌다.
그랬더니, 이제는, 한국에 전화 할 때면
예수 얘기 동생들한테 하면 싫어 하니까 하지 말라고, 엄마가 미리 언질을 주신다.
동생들은 나를, 큰누나 큰언니로 겉으로는 존중해 주지만,
혹시나 교회 가라 그럴까봐 긴장하는 기운이 전화선을 타고 내게 흐른다.

친정을 생각하면 가족들의 얼굴보다, 이런 불편한 대화의 마무리와 엉성한 감정들이  
마음을 컬컬하게 한다.

오랜 상처를 딛고 친정엄마를 용서하고,
용서할 수 없었던 남동생을, 큐티하면서 용서한 후
친정식구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너무 간절하다.

사랑하니까, 가장 소중한 복음을 주고 싶다. 생명을 주고 싶다.
근데, 내 전도가...다시 회복된 관계를 깨트릴까봐 두렵다.
이게 나의 딜레마이다.

얼마 전엔, 넷째 온유의 사진을 보내 달라고 부탁하는 친정식구들에게
(실제, 아기 사진을 현상해 둔 게 하나도 없어서)
친구가 내 컴퓨터에 입력해 준, 디지털 사진을 이멜로 보내 주었다.
그런데, 그것이 나중에 정신차리고 보니, 침례식 사진이었다.
아기를 안고 있는 내 주위가,
허연 옷들을 입은 사람들로 온통 가득 차 있었다.

내게는 너무나도 낯익고 소중한 기념사진이지만,
그것을 보는 동생들에게는 사진 속 조카가 귀엽기 보다는
배경때문에 더 거부감을 주었으리라는 생각이 나중에서야 들었다.

그렇게 그들의 입장을 헤아리는 마음으로 타협을 하고 나면,
제사장 집에 갇혀서 밤새 욕을 당하시는 예수님을
모른 척 하던 군중 속의, 칼라가 불분명한 베드로가 된 것 같고...
예수 믿는 일이 참 쉽진 않구나...는 생각에, 애매한 우울감의 나락으로 떨어지곤 한다.

오늘 묵상을 하는 가운데, 마음이 좀 정돈되는 것 같다.
이런 갈등 자체를, 내 힘으로 해결하려 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상한 불시험 당하듯 여기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이런 갈등을 하게 하신 것을 오히려 감사해야 겠다는 마음으로 바뀐다.

예전에도, 나의 이런 갈등을 받으신 하나님이
부모님의 영혼을 받아 주심으로, 내 갈등을 해소시켜 주셨었다.
현재도 내 갈등을 받고 계실 조물주께서,
내 동생들의 영혼도 꼬옥 받아 주시리라.
맡기자.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대로 고난을 받는 자들은
또한 선을 행하는 가운데
그 영혼을 미쁘신 조물주께 부탁할지어다                       베드로전서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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