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T 나눔
제 목 [] 선히 여기시는 대로
본문
역대상 19:8-19
역대상 19장에서 이스라엘은 앞뒤로 적에게 둘러싸인 상황에 놓인다. 암몬 자손은 성문 앞에 진을 쳤고, 그들이 고용한 아람 군대는 들에 따로 진을 쳤다. 요압은 전세가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았다.
“요압이 자기 앞뒤에 친 적진을 보고 이스라엘의 뺀 자 중에서 또 뽑아 아람 사람을 대하여 진을 치고 그 남은 무리는 그의 아우 아비새의 수하에 맡겨 암몬 자손을 대하여 진을 치게 하고.” (10–11)
요압은 위기 속에서 적의 위치를 살피고, 군대를 나누고, 서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운다. 그러나 그의 전략은 아비새와 함께 한다.
그는 아비새에게 말한다.
“만일 아람 사람이 나보다 강하면 네가 나를 돕고 만일 암몬 자손이 너보다 강하면 내가 너를 도우리라.” (12)
요압과 아비새는 각자 맡은 자리를 지키되 서로의 필요를 살피며 돕기로 한다. 함께 세상을 향해 전쟁을 치뤄가는 교회 공동체도 각 사람이 자기 몫을 감당하면서도 서로를 지지하고, 한 사람이 모든 짐을 짊어지는 구조가 아니라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는 구조이다.
그러나 요압의 말의 중심은 그 다음 절에 있다.
“너는 힘을 내라 우리가 우리 백성과 우리 하나님의 성읍들을 위하여 힘을 내자 여호와께서 선히 여기시는 대로 행하시기를 원하노라.” (13)
요압은 책임과 하나님의 주권을 말한다.
“우리가 힘을 내자”는 말에는 맡겨진 자리에서 물러서지 않는 책임이 있다. 해야 할 일을 외면하거나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손을 놓는 태도가 아니다. 그러나 동시에 “여호와께서 선히 여기시는 대로 행하시기를 원하노라”는 고백에는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이 있다.
이 말씀 앞에서 요즘 내게 놓인 여러 일들을 다시 본다.
함께 일하는 코워커가 교회에 오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공동체 안에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이 교회 안에 잘 스며드는 것과 그 사람이 하나님을 만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외적인 관계는 내가 어느 정도 도울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여시고 믿음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나는 사랑으로 관계를 맺고, 복음을 나누고, 교회 안에서 좋은 만남이 이어지도록 도울 수 있다. 그러나 한 영혼을 변화시키는 일은 내 몫이 아니다. 바울이 심고 아볼로가 물을 주었으되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신 것처럼, 이제는 보이는 관계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영혼의 일을 위해 더욱 기도해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교회의 추수감사절 준비와 정원의 일들이 놓여 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단순히 “힘들어도 더 섬겨라”라고 말하지 않는다.
요압은 혼자 두 전선을 감당하지 않았다. 아비새에게 한쪽을 맡겼고, 서로 돕기로 했다.
이 말씀이 나에게 중요한 기준이 된다.
공동체를 사랑한다는 것이 공동체의 모든 부족함을 내가 메운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각 사람이 자기 자리를 감당하도록 세우고, 필요할 때 서로 돕는 것이 성경적인 공동체의 모습에 더 가깝다. 내가 계속 모든 일을 대신한다면 당장은 일이 진행될 수 있어도 공동체는 세워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우리 백성과 우리 하나님의 성읍들을 위하여 힘을 내자”는 말씀을 보면 요압이 자신의 편안함이나 인정 때문에 싸운 것이 아님을 보게 된다. 무엇을 감당하고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를 판단할 때도 내 기분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하나님의 공동체를 세우는 일인지, 단지 내가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인지 분별해야 한다.
본문의 마지막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신다. 역대상의 계속되는 흐름 속에서 승리는 하나님께 속해 있다.
그래서 오늘 내가 붙들어야 할 것은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분명하게 순종하는 것이다.
내가 맡아야 할 자리는 피하지 않고 힘을 낸다. 다른 사람과 나누어야 할 짐은 나눈다. 내 능력 밖의 일은 하나님께 맡긴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도한다.
“여호와께서 선히 여기시는 대로 행하시기를 원하노라.”
결과가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는 것이 믿음의 증거가 아니라, 내 몫을 충실히 감당한 뒤에도 하나님의 뜻이 나의 뜻보다 선하다고 고백할 수 있는 것이 믿음일 것이다.
코워커의 믿음도, 정원의 결속도, 교회의 섬김도....나는 맡겨진 자리에서 충성할 뿐이고, 사람을 세우시고 공동체를 세우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주님, 제가 힘을 내어 감당해야 할 자리를 분명히 알게 하시고,
사람의 마음과 공동체의 열매처럼 오직 주께 속한 일은
기도로 주께 맡길 수 있게 하소서.
“여호와께서 선히 여기시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믿음으로 서게 하소서.
적용: 추수감사절을 섬기는 일 앞에 나의 마음과 생각을 붙드시는 하나님을 만나도록 말씀을 더 붙들어 이 시기를 잘 넘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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